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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14기 권민철대사 (자사고/일반전형)
등록일 2019-03-25 오후 7:32:25 조회수 980
E-mail kainuri@gmail.com  작성자 카이누리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안녕하세요, KAIST 공식 학생홍보대사 카이누리 14기 권민철입니다.

저는 천안에 있는 전국 자사고인 북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KAIST에 19학번으로 입학하였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게 될 여러분은 아마 입시를 앞둔 고3이거나, 혹은 분명히 KAIST를 꿈꾸고 있는 학생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여러분께 제 경험을 담은 이 글이 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 전 소위 말하는 머리 좋은 학생이었습니다. 시험 기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시험 직전에 문제집 한번 보고 들어가면 100점을 맞았습니다. 공부라는 걸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고, 저도 제가 정말 머리 좋은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렇게 북일고등학교에 합격하고, 입학 전 반 배정을 위해 입학시험을 치렀습니다. 시험 전날까지도 평소와 같이 놀다가, 시험 당일이 되어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중학교 때처럼 ‘당연히 잘 보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시험지를 펼치자마자 정말 당황했습니다. 중학교 때 공부한 것으로는 풀기 힘든 수학 문제들과, 처음 보는 단어들이 가득한 영어 문제들로 채워진 시험지를 보니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어떻게 풀었는지 모른 채 시험 시간이 끝났고, 입학 후 제가 받아 든 성적표는 전교 80등권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그 자신감은 다 사라져 버렸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시절부터 공부하는 법조차 몰랐던 제가 제대로 공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야간 자율학습 시간은 1시간 앉아있기조차 버거웠고, 졸거나 자기 일쑤였습니다. 기숙사에서도 친구들 따라 새벽까지 앉아서 공부했지만 머리에 글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오히려 다음날 학교 수업 시간에 자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업을 놓친 걸 따라잡겠다고 새벽에 공부하면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오고, 수면이 부족해져서 다음날 수업시간을 자는 악순환을 반복한 결과가 좋을 리가 없었습니다. 1학년 1학기에 받아 본 성적표에는 3,4,5 등급으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진짜 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정말 내 자신이 너무나도 미웠고, 전학을 갈까 고민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제대로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차분히 1학기를 되돌아보면서 낮은 성적의 원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수학, 과학에만 너무 많은 공부 시간을 쏟았고, 국어와 영어 및 암기과목들은 아무런 계획 없이 수학, 과학 공부가 끝나고 남는 시간에만 공부했기에 공부량이 부족했습니다. 영어 시험을 보기 전까지 시험 범위에 있는 영어 지문을 다 읽어보지도 못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2학기부터 시작한 것이 바로 ‘플래너 작성’입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아 하루 종일 플래너만 붙잡을 정도로, 정확히 어떤 과목을 언제부터, 얼마큼 공부할지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먼저 과목별로 시험 범위를 몇 번 훑을 건지 정하고, 1주일에 그 과목을 몇 번 공부할 건지 정한 후 각 날짜에 배정하는,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한 작업이지만 이런 계획을 처음 세워보는 저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공부 계획을 교정하고 난 후에는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습니다. 새벽에 졸리면 세수를 하거나, 한 바퀴 산책을 돌고 오면서 잠을 쫓았고, 수면 패턴도 적응하기 시작해 수업 시간에 조는 일도 많이 줄었고, 혹 잠이 온다 싶으면 바로 일어나서 교실 뒤에 있는 키다리 책상으로 가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날 정해져 있는 공부를 끝내지 못했으면 기숙사 열람실에서 그 나머지를 채우는 생활을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공부의 틀이 잡히자 1학년 2학기부터 성적이 급상승하기 시작했고, 2학년 2학기에는 전교 2등까지도 해보았습니다. 사실 1학년 1학기 때도 절대적인 공부 시간은 다른 애들에 비해 부족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였기에 투자한 시간에 비례하는 성적이 나오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효율적인 공부를 통해 성적은 상승 곡선을 그렸고, 그렇게 꿈에 그리던 카이스트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지금 현재의 성적이 미래의 가능성이라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처럼 자신을 돌아보고, 개선할 방법을 찾는다면 성적은 언제든 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단 하나입니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세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훗날 KAIST의 교정에서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앞길에 행운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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