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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두?”가 “야, 나두!”가 되기까지> 13기 박유림대사 (영재고/일반전형)
등록일 2018-04-01 오후 6:20:04 조회수 1117
E-mail kainuri@gmail.com  작성자 카이누리



, 너두?, 나두!가 되기까지



 

 “, 너두?

 KAIST 최종면접 당일 면접장 앞에 붙어있던 학교 선배들의 응원 문구입니다. KAIST 부설 고등학교를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저 문구가 당연할 정도로 많은 선배들이 KAIST로 진학해왔고, 모두가 언제까지나 그럴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학생들보다 쉽게 진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곧 자만임을 이번 입시를 통해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입시란 영재고의 허점과도 같이 느껴졌습니다.

 

 저희 학교는 원래 KAIST 진학률이 80%가 될 정도로 굉장히 많은 KAIST 진학자를 배출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2017년도 입시부터 완전히 뒤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많은 학생들이 불합격 통보를 받자 학교에서는 고등수학 특강과 같은 입시 대비 프로그램을 급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저는 이미 고등수학은 다 떼고 기초정수론, 선형대수까지 배웠는데 당연히 쉬운 내용을 왜 들어야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3학년 1학기에 그 어떤 입시 대비도 하지 않은 채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특이하게도 마지막 학기를 KAIST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학교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한 학기 동안 KAIST 학생증까지 받으며 완전히 고등학교 생활에서 벗어나게 된 저는 9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면접 기출문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분명 고등학교 수학과 화학 범위에서 출제된 문제인 것을 알아차림에도 불구하고 저는 소문제 1번을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공부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나마 학교에 남아있는 친구들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단평가, 모의면접 등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접하고 본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반면 저는 그런 것조차 경험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선형대수학, 일반화학과 같은 과목을 공부했기 때문에 고등 과정의 내용은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저는 그제야 그것이 저의 자만임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정리를 증명할 수 있어도, 이차곡선 공식조차 모르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기초부터 다잡자는 마음으로 수학의 정석과 하이탑 화학 문제집을 펴고, 단원 연습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어보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연습문제가 쉽게 풀리는 단원은 개념만 한 번씩 더 정리했고, 어렵게 느껴진 단원은 필수 예제부터 유제까지 모든 문제를 다 풀어가며 정리했습니다. 그 결과 정말 고등과정의 내용으로만 문제를 출제하는 KAIST 문제를 푸는 데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준비할 수 있었고, 기초가 탄탄해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면접장에 들어가 당당히 18학번 신입생으로 입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재학교 학생이라고 해서 입시 공부를 다른 학생들에 비해 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다뤄왔기 때문에 언제나 기초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앞으로 후배들이 , 너두 KAIST 입학하니? 보다는 , 나두 열심히 공부해서 자랑스럽게 합격했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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